James Ehnes & The Seattle Chamber Music Society – American Chamber Music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와 시애틀 챔버뮤직 소사이어티가 미국 현대 실내악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쭉 뻗은 대로뿐 아니라 작은 샛길로 향하는 길도. 수록된 작품들은 코플랜드와 아이브즈, 번스타인, 카터, 바버의 소편성 실내악들로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을뿐더러 상당히 유려하고 낭만적인 필치를 보여준다. 모두 이미 한두 차례씩 녹음된 작품들이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곡들과 비교적 그렇지 않은 곡들을 섞어놓아 다양성을 높였다. 그 중 다른 곡에 비해 몇 차례 녹음되지 않은 번스타인의 초기작 피아노 트리오가 눈에 띈다. 이들은 상당히 정갈한 연주를 들려주는데 특히 잡음 하나 섞이지 않은 에네스의 맑은 음색이 돋보인다. 녹음 역시 연주자들의 음색에 걸맞게 매우 깨끗하며 잔향이 잘 들려 공간감이 입체적으로 잘 느껴지나, 간혹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작품해석과 표현은 원색적이거나 강렬하진 않지만 여러모로 과한 구석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특히 코플랜드 바이올린 소나타와 바버의 현악사중주는 매우 밀도 높고 세련된 연주를 보여준다. 수록된 작품, 연주, 음향 등 음반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훌륭하며, 미국 현대 실내악의 랜드마크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이정표임은 확실하다.

 2014년 9월 객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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