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문법들 – 강대명 작곡가와의 대화

음악의 문법들강대명 작곡가와의 대화

책은 […] 음악의 기초(ABC) 다루는 책이 아니다. 음악의 ABC 없는 이유는 ABC뿐만 아니라 ΑΒΓ, АБГ, אבּב, 심지어는 あいう도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음악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어떻게든 알파벳이 있어야겠지만, 모든 음악은 자기만의 알파벳을 갖는다.” (니콜라스 , 『음악에 관한 가지 생각』)

음악에도 제각각의 언어가 있다면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오래된 구호는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언어가 탄생한 것처럼, 음악들은 제각각의 문법과 기호를 형성했고 사람들은 나름의 음악적 모국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세계가 조금씩 뒤섞이고 있는 시점에 음악이 어떤 언어로 쓰였는지, 누군가의 음악적 모국어가 무엇인지 정확히 지목하기는 그다지 쉽지 않다. 수많은 음악들이 공존하고 충돌하고 조합되는 지금여기에서 음악은 어떤 언어와 문법으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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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슬  한동안 제게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문제는 서유럽 전통 음악이 나에겐 모국어 같은 거였지만 실은 나와 굉장히 음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나는 음악을 어떤 언어로 듣고 사유하고 있었을까, 그게 정말 어떤 의미로든 것이었을까, 이런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다시 재고하게 영역이 국악과 현대음악이 공존하는 회색지대였어요. 결과의 좋고 나쁨이나 구체적인 방법론은 작곡가에 따라 다릅니다만 근본적으로 작곡가들이 둘을 결합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것인데요. 강대명 작곡가의 경우, 언어를 결합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강대명  . 저에겐 그것들을 결합한다는 딱히 스트레스도 아니고 그냥 저라는 개인이 다룰 있는 편한 언어들이에요. 음악적 정체성을 국적에서 찾으려는 것도 아니고, 국악과 현대음악을 대통합하겠다는 야망이 있어서 쓰는 것도 아니고 저한테 배어있는 것들인 거죠. 아마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악기를 다뤄서 그런 같아요. ·고등학생 때는 국립국악학교·국립국악고등학교에서 가야금을 전공했고, 초등학생 때는 방과 수업에서 해금이나 단소 같은 것도 배웠고, 피아노도 동네에서 학원 다니면서 계속 했었어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서 작곡을 기초부터 배웠고 대학을 작곡과로 갔죠. 어렸을 둘을 완전 별개로 생각해서 악기는 악기대로, 작곡은 작곡대로 했었어요.

신예슬  하나는 한국 전통음악의 연주고, 다른 하나는 서유럽 전통음악에 기반한 창작이니 아예 분리된 것으로 여겨졌을 같긴 합니다. 둘의 접점은 언제 어떻게 생겼나요?

강대명  제가 고등학교 2학년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가 시작됐고 거기서 진은숙 작곡가한테 마스터클래스도 받을 있다고 해서 매년 곡을 가지고 꾸준히 찾아갔었어요. 근데 서양 악기들로만 곡을 가져갔을 나름 열심히 썼는데도이런 내가 해줄 말이 없어. 너는 프로필에는 국악도 했다고 써냈는데 이런 곡은 그냥 누구나 하는 아니니. 음악을 찾아라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다 대학교 3학년 가야금과 기타의 이중주곡 <Scenes> 써서 처음으로 가져갔는데 이건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때부터 제가 알고 있는 국악기들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신예슬  악기 편성을 섞는 사실 쉽진 않잖아요. 섞어서 써보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편성으로 하겠다고 포기하는 작곡가들도 있고요. 음색이나 음량, 악기와 연계된 어법도 서로 다른 만큼 음악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큽니다. 국악기를 쓰면 조금 새로운 음악을 있겠다, 혹은 내가 확실히 아는 악기니까 자신 있게 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셨던 걸까요.

강대명  현악사중주나 피아노 오중주 같은 전통적인 편성은 제가 쓰겠더라고요. 이미 너무 좋은 곡들이 너무 많아서요. 저는 악기 조합을 섞어서 들어본 소리를 듣게 하는 관심이 많았고, 그런 면에서 국악기는 제가 잘할 있는 거니까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섞으면 재밌는 해볼 있겠다고 생각했었죠. 한때 작곡가 헬무트 라헨만(Helmut Lachenmann) 음악에 빠져있었는데, 사람은 현악사중주를 쓴다고 해도 그게 개의 독립된 악기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악기인 것처럼 곡을 쓰고 오케스트라도 하나의 악기처럼 곡을 써요. 라헨만의 그런 작품들을 열심히 들으면서 저도 새로운 악기 편성을 마치 하나의 악기를 만드는 것처럼 다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서로 다른 전통의 악기들을 어떻게 균형 있게 들려줘야 하는가를 고민하다 보니 서서히 저만의 어휘가 생기더라고요. 그런 하나씩 모으다 보면 어휘가 점점 많아지고 그게 나중엔 쌓이고 쌓여서 언어가 되겠다 싶었어요. 그러다 국악기만으로도 곡을 쓰기도 했죠.

신예슬  현악사중주 같은 편성이 부담스럽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악기와 편성에 내재된 관습이 있기 때문인 거죠. 마찬가지로 국악기를 때도 이런 소리를 내야만 같고, 이런 진행을 보여줘야만 같은 관습을 너무 알고 계셨을 텐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처리하셨나요?

강대명  맞아요. 저는 우선 장단이랑 5 음계를 쓰려고 했어요. 요즘은 다르긴 하지만 국악 작곡하는 친구들이 가장 벗어나는 바로 둘이에요. 그게 마치 써야 하는국악의 정체성 것처럼 받아들여졌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걸 쓰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봤죠. 국악기는 직접 손으로 만지면 수가 없는 악기에요. 국악기는 마음만 먹으면 제가 악기를 다뤄볼 있고 메커니즘도 알고 가지고 있는 악기도 있으니까 소리를 이리저리 실험해보는 가능했어요.

신예슬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혼합편성을 많이들 시도하는데요.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니까 계속 편성을 섞는 거겠죠? 음악적인 장점이 뭔지 궁금합니다.

강대명  듣지 못했던 새로운 소리에요. 정말 들어본 소리를 들려줄 있는 거죠. 그리고 악기들이 각자 전통이 다르긴 한데 나름의 공통점이 있어요. 기타랑 가야금 같은 경우는 주법이나 음량, 음역이 생각보다 비슷해요. 클라리넷이랑 첼로, 가야금, 타악기 편성으로도 곡을 썼었는데 악기들을 소위 일반적인 주법으로만 쓰면 소리가 정말 섞여요. 그래서 소리들을 어울리게 만들 있을까, 그런 측면을 굉장히 신경 썼던 같아요. 곡에 철학을 넣는다거나 이런 없었고 어려운 제목도 쓰고요. 옛날엔 제목에 쓰려고 괜히 라틴어도 찾아보고 그랬는데요(웃음).

신예슬  괜히 편성까지 독일어로 쓰고 그런 거요.

강대명  그런 필요 없고, 그냥 제가 있는 언어로 제가 일상에서 느끼는 곡으로 쓰는 중요한 같더라고요. 최근에 <Broken Radio 2> 정말 제가 듣던 라디오가 고장이 나서 곡이에요. 라디오를 틀면 지직거려서 한번 쳐야 되고, 93.3으로 잡으면 채널이 동시에 들리기도 하고. 그런 소리들이 재밌었어서 그걸 가지고 거죠.

(후략)

 

전문: Festival ATM(Audio Trading Manual) Website by Arts Incubator
https://www.audio-trading-manual.kr/interview-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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