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귤레이션스Regulations – 기획자 김형중&조정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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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디자인: 김형중

 

격달 마지막 주 금요일, 경리단길 앨리사운드에서 레귤레이션스Regulations라는 이름의 공연이 열린다. 다루는 작업은 일단 ‘Experimental Mixed Media Performance’라고 되어있지만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을 보면 꼭 이 범위에 한정된 것 같지도 않다.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이 공연들은 규칙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시도 혹은 규칙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가까워 보인다. 8회 공연이 끝난지 4일째 되던 날인 2017년 4월 4일, 레귤레이션스의 공동 기획자인 김형중과 조정연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레귤레이션스라는 공연 시리즈를 어쩌다 시작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조정연: 조금 심심했어요. 저는 원래 디제이고, 따로 즉흥이나 노이즈 작업을 하고는 있었는데 할 기회가 그렇게 많진 않았고요. 그래서 스트레스 안 받고 재밌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던 차에 마침 앨리사운드에서 이런 공연을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의외네요. 전 막연히 앨리사운드는 댄서분들이 많이 오는 곳으로 알고 있었어요. 사장님이 즉흥이나 노이즈에도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조정연: 원래는 힙합 디제이시죠. 근데 제가 그런 음악도 하는 걸 아신 뒤로 좀 궁금해하셨고, 저도 파티 전에 공연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봤어요. 제가 혼자 하기는 좀 벅차니까 형중이한테도 물어봤고요. 정말 캐주얼하고 자연스럽게 얘기했었어요.

두 분은 어쩌다 같이하게 되셨는지.

김형중: 어렸을 때부터 친구예요. 같이 많이 놀았죠. 저희랑 같이 친한 친구들이 예체능 쪽이 많아서 계속 어울렸는데 그중에서도 저희는 좀 더 방향이 잘 맞았죠.
조정연: 같이 작업한 적도 있긴 한데 보통 형중이는 영상 작업, 저는 사운드 작업을 따로 해왔어요. 나중에 기회 되면 뭔가 같이하자는 얘기를 했었는데 서로 바빠서 못하다가 이번엔 딱 기회가 잘 맞은 거죠.

이름은 왜 레귤레이션스Regulations인가요? 새로운 규칙을 만들자는 취지? 혹은 깨자는 취지?

조정연: 이름을 원래 정말 못 지어요. 근데 사실 규칙이 없거든요.
김형중: 고민하다가 우리가 노이즈나 뭐 실험적인 작업하고, 정연이는 또 비트나 바운스 타고 이러니까 경계를 깨트리고 싶다는 취지에서. 뭐… 그냥 지었어요.

포스터 보니까 공연 넘버링이 001, 002 이렇게 올라가는데 999회까지 하시려고…

김형중: 절대 그런 건 아니고요. (웃음)
조정연: 장기적으로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죠.
김형중: 999회면 몇 살이지.
조정연: 100회만 가도 정말… 근데 포스터 작업은 형중이가 해서요.
김형중: 처음엔 몰랐는데 두세 번째 만들 때 보니까 첫 포스터에 그렇게 해놨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그렇게 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아티스트들을 섭외하세요? 

조정연: 작년까지는 형중이가 섭외를 다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영상에 좀 치우치는 일이 생겨서 스트레스를 좀 받다가(웃음), 올해부터는 밸런스를 맞춰보자 하면서 사운드쪽으로 조금 방향을 바꿨어요. 아직 아는 분들이 많진 않아서 쉽진 않은데 나중엔 퍼포먼스 하는 분들도 같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아무튼 다양하게 모이고 있는 것 같은데, 전 여러 장르가 섞이는 게 긍정적이라고 봐요. 퍼포먼스하는 분들하고도 같이 해보고 싶어요.

김형중: 원래 그런 퍼포먼스 쪽도 시도하려고 했었어요. 작년까진 영상과 사운드의 비율이 2:1 정도였는데 이번 공연(8회)에서는 두 팀을 제외하고, 다 사운드 하는 분들이었어요. 가장 이상적인 건 여러 장르가 서로 간 영향을 주면서 전체적으로 진보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조정연: 근데 사실 매번 게스트 섭외하는 것도 힘든 점이 있어서,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서 저희가 항상 했었는데 이제는 좀 쉬면서 하려고요. 

여태 8번 다 하신 거예요? 

조정연: 네. 저는 작년 1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격달로 해오는 스케줄에서 8번 매번 다 참여했어요. 재미있긴 한데, 그래도 좀 더 기획을 열심히 할 수 있으려면 공연을 좀 쉬어가야 할 것 같아요.
김형중: 저는 한 번 빠졌었어요.

레귤레이션스 활동의 목표랄까 그런 게 있나요.

김형중: 전 진짜 없어요. 처음에는 내 작업을 보여주고 싶은, 우리 작업을 공연하고 싶은 욕심으로 시작했어요. 근데 요즘은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니까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 하나 싶긴 한데 일단 저는 지금에 만족하고, 아직은 목표가 없어요.
조정연: 전 옛날에는 포커스를 확실히 잡고 싶었는데 이제는 좀 달라졌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이미 여러 작업이 섞인 지 오래됐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오픈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요. 그게 레귤레이션스의 장점인 것 같아서요. 근데 그러면 공연의 전체적인 하모니라고 할까요? 그런 게 항상 좋을 순 없죠. 그걸 잘 맞추는 게 기획의 역할인 것 같아요. 목표가 있다면 일단 천천히 그 하모니를 다듬어보는 거. 저도 형중이랑 똑같아요.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됐고. 

(후략)

전문: 헤테로포니
http://heterophony.kr/221141035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