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 11호 편집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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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편집후기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이라는 지면은 ‘오늘’이라는 그 지나쳐버리기 쉬운 순간에 선명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오작의 필자들은 이 현장이 변화의 순간이 되리라 기대하며 성실히 관찰하고, 활발히 활동하는 음악가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이 아니면 생생히 기록되지 않을 것들을 적시에 글로 남긴다. 하지만 물론, ‘오늘’에만 국한되지 않는 기나긴 고민 또한 그 문장들 아래에 짙게 깔려있는데, 특별히 이번 11호에는 현장감 넘치는 상세한 기록이 주가 되기보다는 오랜 시간 차근히 다져온 묵직한 고민들이 각각의 글감이 되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해 2017년은 작곡가 김순남과 윤이상의 탄생 100주년이자 작곡 모임 ‘우리 시대 음악(MiOT)’의 창립 20주년, 작곡가 박영근의 1주기이다. 몇몇 필자들은 이 음악적 유산들을 회고하고, ‘오늘날의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할지에 관해 썼다. 그런가 하면 작곡가라는 존재 자체와 전통예술에서 창작이라 불리어왔던 것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첨예한 비평도 있었고, 이미 활발한 창작의 궤도에 오른 작곡가 이병무와 판소리꾼 이자람의 최근 작업들을 되돌아보는 글도 있었다. 한편 젊은 필자들이 보내온 ‘젊은 국악’, 무기력한 작곡과, 그리고 서른 즈음의 작곡가들에 대한 글은 그들 본인이 매일 마주하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냉정한 동시에 자조적이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11호의 글들에는 다양한 시차가 존재한다. 이 시차는 새삼 ‘오늘’이 얼마나 두터운 시간이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가시적으로 분명히 드러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작의 목표 중 하나는 이 시대를 구성하는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고루 담아내는 것이었다.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11호가 각각이 겪고 있는 ‘오늘’들을 한데 모아 ‘오늘날’의 음악으로 호명하고, 여러 세대가 함께 서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장 역할을 했다면, 이번 호에서도 어느 정도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