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규칙 – 태싯 그룹과의 대화

게임의 규칙태싯 그룹과의 대화

 

모든 것이 가능한 디지털의 세계, 시스템이라는 작품의 , 시청각의 인터랙티브와 즉흥이 발견되는 퍼포먼스. 태싯 그룹이 선보이는 작품들은 최신의 미디어와 기술, 알고리즘 21세기의 논리를 충실히 따른다. 태싯은 <Game Over> <Six Pacman>처럼 게임을 공연하기도, <Drumming> <In C>처럼 동명의 미니멀리즘 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청각적 질서를 구축하기도, <System 1, 2>, <Analytical> 처럼 자신들이 지지하는 창작의 방법론과 구조를 명확히 밝히기도, 그리고 <훈민정악>처럼 관객에게 성큼 다가가 말을 건네기도 한다.

알고리즘 아트 기반해 다양한 형식을 실험하는 태싯 그룹의 작품은 음악도 게임도 영상도 아닌 없는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태싯이 위치한 곳은 모든 종류의 창작물이 의지하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무대다. 생각해보자. 무대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대체 무엇이 불가능했었는지, 어떠한 룰을 제시하지 않는 작품이 있었는지, 즉흥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시청각의 상호작용이 완전히 배제된 공연이 있었는지. 어쩌면 예술의 영역에서 벌어져 왔던 모든 사건은 나름의 룰에 맞추어 퍼포머들이 즐기는 일종의 놀이는 아니었을까? 태싯이 동시대의 언어로 건설한 무대는, 우리가 예술이라는 게임에 기대하던 아주 근본적인 규칙일지도 모른다.

 

Drumming2 (1)

 

신예슬 태싯의 무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하나는 게임, 채팅, 추상적인 오디오비주얼 작업마다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지만, 공연장을 찾아온 관객으로서 느끼는 다른 재미는 퍼포먼스가 무대 위에서생겨나고 있다 감각입니다. 몰입도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데요. 퍼포먼스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작업의 출발점은 어디인지, 무대 이전의 작업과정이 궁금합니다.

장재호 프로세스는 여느 아티스트들과 비슷한 같아요. 출발점은 아이디어에요. <Game Over> 같은 경우는 테트리스를 하나의 악보로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고, <훈민정악> 원래 라이브 코딩을 하려고 했던 건데 코딩 언어가 영어다 보니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없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러다 언어를 한글로 바꿔보면 어떨까 하다가 작품이 나왔어요. 일반적으로 저희 작업은알고리즘 아트 베이스로 하니까 아주 정교하게 작업된 결과물을 만든다기보단 어느 정도 선까지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무대 위에서 즉흥으로 연주하게 되는 거죠.

박규원 아예 알고리즘에 대한 리서치에서 출발한 작업도 있어요. <System 2> 흥미로운 알고리즘들을 작업으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건데, 사운드를 먼저 만들어놓고 순간 입력값을 조정해서 사운드를 바꾼다거나 특정 알고리즘을 사운드에 대입시켜보는 식으로 구성돼요.

이진원 알고리즘 아트라는 쟁점이 되기도 했어요. 2009년에 저희 태싯 공연이랑 진중권의 기술미학포럼을 같이 했었는데, 그때 진중권의 의견은 알고리즘이 내놓은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고 거기에 손을 대면 그건알고리즘 아트 아니라는 거였고, 저희는 결과가 마음에 들면 알고리즘으로 돌아가서 알고리즘을 수정하면 된다고 보는 입장이었죠.

신예슬 알고리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결국 오디오비주얼이라는 시청각 아웃풋을 거쳐 즉흥적인 퍼포먼스까지 이어집니다. 작동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시스템을 명쾌하게 보여주고,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는 사운드를 들려줘야 하는 데다가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하는 작품을 만든다는 독립적인 세계 구축하는 수준인 듯합니다. 시간도 걸릴 테고, 고려할 부분이 상당히 많을 같은데요.

이진원 보통 1년에 3-4개의 신작을 만들었는데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이젠 년에 작품만 하려고요. (웃음)

장재호 하나하나 코딩을 해서 만드니까 작업의 내부 시스템은 복잡해요. 보통 3-6명의 연주자가 참여하니 컴퓨터들의 신호를 하나로 모으고, 사운드랑 비주얼도 만들어야 하고요. 비주얼은 작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사운드만 듣고 저희가 설계한 시스템을 파악하긴 어려우니 시각적으로 시스템을 드러내면서도 관객이 쉽게 공감할 있게 만든다는 가장 원칙이에요. 그래서 비주얼은 최대한 미니멀하게 구성하는 편이죠.

신예슬 사운드와 비주얼은 항상 연계되어 움직입니다. 작품의 아이디어는 사운드와 비주얼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진원 <Morse ungung>이나 <System 1> 이미지가 먼저에요.

박규원 <훈민정악> 눈에 보이는 글자에 따라 사운드가 달라지니까 마찬가지고, <Game Over> 테트리스의 블록들이 어디에 놓여있는지에 따라 사운드가 달라지니까 사운드가 우선하는 경우는 <Analytical> 정도인 같아요.

신예슬 그렇다면 시스템 구축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뭘까요?

장재호 가장 중요한 아니지만 제일 신경이 많이 쓰이는 안정성인 같아요. 공연하다가 컴퓨터가 멈추면 되니까요. 최근에는 사운드에 많이 집중하고 있어요. 시스템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까 우리 모두가 사운드를 전공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사운드에 제일 신경을 썼거든요. 그런 부분이 항상 아쉬웠죠.

이진원 안정성, 사운드, 비주얼 모두 해내야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도 부분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시스템을 관객들이 이해할 있게 보여줘야 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져야 하니 완성도도 굉장히 많이 신경 쓰는 하나에요.

신예슬 그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이 퍼포먼스 현장으로 넘어오면 다른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무대엔 언제나 노트북이 있고 앞에 서서 연주자들이 계속 뭔가를 타이핑합니다. 노트북 화면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이진원 광경을 다들 궁금해하시죠. 저희가 보는 관객들이 보는 화면하고 같은 아니고, 작업에 주로 쓰는 MAX/MSP C언어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이 켜져 있어요. 프로그램 여러 개를 띄워놓고 거기에 데이터를 계속 입력하면서 뭔가 만들어가는 거죠. 근데 연주과정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니까 무대 위에서 서로 간의 대화가 필요해요. 그래서 연주자의 컴퓨터엔 MAX/MSP 만든 채팅 프로그램도 열려 있어요. 연주가 되고 있으면 괜찮지만, 뭔가 꼬였을 저희끼리 얘기를 해야 하니까요. 가끔은 ‘2, 볼륨 너무 .’ 이런 말도 하고요.

신예슬 즉흥이라면 연주에 대한 사전 합의가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이진원 대강의 연주 길이는 잡아놓는 편이에요. 특별한 경우에는 공연 써먹을 멘트를 미리 정해놓기도 하고요. <훈민정악> 같은 경우는 컨셉을 보여주기 위해서 설계해놓은 순서가 있어요. 동그라미나 네모, 세로줄 같은 기본 도형처럼 보이는 것들을 적다가 어느 순간 네모와 세로줄을 같이 적어서라는 글자가 보이도록 하고, 그러다가안녕하세요라고 치면서 관객에게 말을 걸고, ‘박수 쳐주세요라고 타이핑해서 리액션을 요구해요. 그런 식으로 도형, 글자, , 대화로 서서히 확장해가는 와중에 저희는 연주자들끼리도 서로 얘기하면서 앞으로의 진행을 계속 합의해나가죠.

박규원 <Drumming> 공연에 대한 계획도 조금 상세한 편이고 같이 끝내는 멋있는 작품이라 끝을 위한 타이머가 있어요. 연주를 하다가 누군가 이제 슬슬 끝내도 되겠다는 판단을 하면카운트 다운버튼을 누르는데, 그럼 그게 모든 플레이어에게 전달되는 거죠.

장재호 그러면 5, 4, 3, 2, 1 하고 끝내요.

신예슬 시한폭탄 같네요. 그렇다면 퍼포먼스를 위한 악보를 따로 만드시나요?

이진원 텍스트로 악보를 만들어요. 디테일하게 써놓은 것도 있고 어떤 것들은 섹션별로 러프한 구성만 적어놓기도 하고요. 이런 것도 쓰여 있어요. ‘신나는 느낌으로’.

박규원쿵쿵.

장재호필터값 0.5’. 이런 것도.

신예슬 퍼포머의 역량은 태싯 그룹에게 얼마나 중요할까요? <Game Over>에서는 실제로 테트리스를 해야 하고 <훈민정악> 같은 작업에서는 관객의 반응을 어느 정도 유도해야 하니 단순히 설계된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연주에 몰입하고 무대와 호흡하는 능력이 필요할 같습니다.

 

(후략)

전문: 전문: Festival ATM(Audio Trading Manual) Website by Arts Incubator
https://www.audio-trading-manual.kr/interview-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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